김대중칼럼·조선일보/2022 년도 18

‘꼰대’의 유통기한(221220)

‘꼰대’의 유통기한. 2022.12.20 안보·민노총·연금 불안 등 꼰대는 이 문제들 해결해 MZ에게 청정 한국을 물려줄 의무가 있다 행운 남기고 잊히는 것이 꼰대의 로망이다 언제부터인가 노년층을 ‘꼰대’라고 부른다. 정확한 어원은 모르지만 사전을 보면 영남 사투리 ‘꼰대기’와 프랑스어 ‘콩테’(comte)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유력하다. 뜻은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직장 상사나 선생 또는 노인을 가리키는, 청소년 또는 학생들의 은어라는 것이다. 거기에는 ‘어른에게 배운다’는 개념이 없고 약간 무시와 조롱의 냄새가 있다. 꼰대의 대칭선상에 MZ가 있다. 사전을 보면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Z세대를 일컫는 한국만의 신..

탁란(托卵)의 시대… 부정·비리 의혹 당대표가 민주화 정당 접수(221129)

탁란(托卵)의 시대… 부정·비리 의혹 당대표가 민주화 정당 접수(221129)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 낳듯 친북 세력·586 운동권과 민주당, 지난 오류·실수 벗고 명망의 정당으로 돌아가야 나는 김영삼·김대중이 한국의 야당을 이끌던 1970년대 초 야당 출입 기자였다. 나는 기자 인생 가운데서 야당 출입 기자였던 것을 자랑스럽게 간직해왔다. 그리고 나의 정치적 색깔을 북돋아준 ‘야당적 시각’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나의 그런 자부심은 요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행태에서 여지없이 초라해지고 있다. 내가 알던, 내가 취재했던 그런 전통의 야당은 온데간데없고 오만한 거야(巨野)만 있다. 민주당은 당사 사무실 벽에 김대중과 노무현의 사진을 걸어 놓고 그들의 정치적 노선을 계승하는 것처럼 게시하고 ..

일대 쇄신이 답이다(221108)

일대 쇄신이 답이다 2022.11.8 지금 세계의 자유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다. 자국(自國) 이기주의를 앞세우는 권위주의형 지도자들이 속속 당선되거나 호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솔리니 파시스트 독재를 승계한다는 이탈리아 극우 정치의 복원이다. 지난날의 정치 체제로 되돌아가는 복고형(復古型) 권력 행태도 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가 있고 브라질의 룰라가 그 대표적 케이스다. 인도의 모디는 급격히 성장하는 힌두 민족주의를 등에 업고 소수 무슬림을 탄압하는 강권 정치를 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은 스스로 ‘황제’의 격(格)에 올랐다. 필리핀은 어제의 독재자 아들이 대통령에 당선돼 복고의 정치를 휘두르고 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97세의 전 총리가 재출마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민주독재’의 표본..

‘김일성주의자’ 발언이 뜻하는 것(221018)

‘김일성주의자’ 발언이 뜻하는 것 2022.10.18 문재인 정권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내로남불’ 이상의 표현이 없다. 나는 이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로남불이 오늘날 나의 잘못이나 결함을 합리화하는 데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너희 때는 실컷 해놓고 왜 우리가 하면 잘못이라고 떠드느냐’는 변명의 무기가 되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이재명 측의 내로남불과 후안무치(厚顔無恥)는 인내심의 한계를 넘고 있다. 자기들이 과거에 했던 일과 말들을 이렇게 뭉개고 같은 사안으로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는 것을 보면 이들이 혹시 극심한 건망증에 걸린 것 아닌지 의아할 정도다. 그들은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합계 39년의 징역형을 때려 감옥에 넣은 사람들이다. 이것은 보복이나 탄압이나 민주 파괴의 범주를 넘는 ‘학..

윤 대통령, 총선 승리 전까지는 ‘임시 대통령’이다(220927)

윤 대통령, 총선 승리 전까지는 ‘임시 대통령’이다. 2022.9.27 ‘말꼬리 잡기’ 내막은 尹 타도 위한 좌파 결집 부패 척결·정권 재창출은 총선에서 승리해야 가능 사방이 지뢰라는 생각으로 실책하지 말고 조심해야 우리는 미국 입법부를 의회(議會)라고 부른다. 국회(國會)라고 부르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입법부를 국회라고 하는 나라는 우리뿐이다. 지난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뉴욕에서 글로벌 펀드 공약회의가 끝난 뒤 퇴장하면서 곁에 있는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했다는 말은 미국 의회가 아니라 우리 국회를 지칭한 것으로 보는 것이 기자로서의 상식이다. ‘XX들’이라는 비속어를 썼다는 것을 문제 삼는데 대통령으로서 그런 표현을 안 했으면 좋았겠지만 공석(公席)이 아닌 사석에서 자기들(참모들)끼리 그런 표현 쓴..

‘윤 대통령 달라져야 한다’ Ⅱ(220906)

‘윤 대통령 달라져야 한다’ Ⅱ 2022.9.6 不正과의 전쟁이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의 길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면 누구라도 대가 치르게 해야 국민의 공감 얻고 나라가 바로 선다 지난 8월 ‘윤석열 대통령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 도달했을 때 이런 자괴감이 들었다. 왜 나는 3개월도 못 기다리고 여론조사의 성향에 동조해 윤 대통령 비판에 나서는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등 좌파 정권 때 좌파 언론과 이른바 시민단체들은 어떠했는가. 그들은 집권 3개월 정도가 아니라 집권 내내 비판을 삼갔었다. 때로 그들은 언론으로서의 책임감을 느꼈을 텐데도 끝내 비판의 입을 다물었다는 것이 내 기억이다. 요즘 좌파 성향의 언론 매체들은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하고 여권의 내홍이 깊어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매를 들고 나섰..

尹 대통령은 달라져야 한다(220816)

尹 대통령은 달라져야 한다 2022.8.16 대통령실부터 재구성 필요 이른바 ‘윤핵관’ 정리하고 당 내분 수습 나서야 전 정권 잘못 청소 같은 잘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길 결국 책임은 대통령이 진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사실 국민들은 윤석열이란 사람을 잘 알지 못했다. 오로지 검사만 한 검찰총장 출신이고 법을 어기면 현직 누구도, 심지어 대통령도 걸고 넘어가는 법치주의자라고 알았다. 그런 사람이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씨를 이길 수 있다고 보고 그를 찍었다. 그리고 그가 문재인 정권 5년을 ‘청소’해주길 바랐다. 그것이 당시 윤석열 당선의 시발점이었다. 그렇게 그가 당선된 지 3개월 지나니까 이제 국민들 눈에 윤석열의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일까. 여론 지지율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의 문제들은..

윤 대통령, 국정의 ‘현실’ 앞에 섰다(220726)

윤 대통령, 국정의 ‘현실’ 앞에 섰다. 2022.07.26 민심(民心)이란 정치인에게 무엇인가? 자기에게 유리하면 하늘의 뜻이라는 천심(天心)이 되고, 불리하면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다는 인기(人氣)인 것인가? 여론이란 또 무엇인가? 그 ‘여론’과 ‘여론조사’는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출범한 지 막 2개월 넘은 정치 초년생 윤석열 대통령은 요즘 여론, 더 정확히는 여론조사에 휘둘리고 있다. 민노총이 거제에서 윤 정부에 대한 포문을 열더니 경찰관들마저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시험’은 계속되고 있다. 출범 2개월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여론조사 수치는 윤 대통령을 공격하는 반대자들에게는 더 없는 호재(好材)가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여론조사의 수치가 높다고 기고만장할 일 아니고 그 수치가..

윤석열 정권은 성공할 수 있을까(220705)

윤석열 정권은 성공할 수 있을까. 2022.07.05 인기없는 대통령 각오하고 꼭 해야할 일 선택·집중해 힘 쏟는 게 효과적 그 일은 ‘민생’과 ‘경제’ 윤석열 정권은 성공할 수 있을까? 출범한 지 두 달 남짓한 정권을 향해 이런 성급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지금 우리의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그리고 전임 정권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정책 난조(亂調)의 결과로 한국은 경제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무역수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초자(初者)’ 대통령 윤석열은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경제를 다룬 경험도 없다. 검찰 말고는 인맥도 없다. 한마디로 ‘준비된 대통령’이 아니다. 이 불길한(?) 조합이 이 엄중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左·右 두 날개’로의 복귀(220614)

‘左·右 두 날개’로의 복귀 2022.06.14 윤석열 정권의 등장은 좌·우 교체가 정상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지 시금석 이제 보수는 공정·정의·법치로 좌파는 친북·반미 탈피해 평등·분배의 진보로 복귀해야 4·19 후 민주당 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을 지낸 김영선은 5·16 쿠데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사석에서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그 혼돈의 시대에 한국 사회에 ‘혁명 세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군(軍)과 대학(大學)뿐이었다. 대학은 4·19 혁명으로 민주당 정부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1년 뒤 군부에 권력을 빼앗겼다. 대학은 조직화된 세력이 아니었고 군은 조직화된 세력이었다. 결국 조직된 힘이 이겼다.” 그의 주장은 정치권력이라는 것이 그 시대 필연(必然)의 산물(産物)이라는 데 근거한다. 깨어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