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칼럼·조선일보/2021 년도 17

‘좌파의 폭정에서 국민을 구한다’는 소명 의식을(211207)

‘좌파의 폭정에서 국민을 구한다’는 소명 의식을. 2021.12.7 정권교체 요구 50% 넘는데 야당 후보 지지율은 40%서 머무는 이유 헤아려야 야권 후보 단일화는 필수 능숙한 척 꾸밀 필요 없이 시대적 소명에 투철하길 모든 선거전(戰)의 핵심 포인트는 ①인물(후보) ②조직(선대위) ③정책(비전)이다. 내년 3·9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는 이미 정해진 만큼 그 성패는 조직과 정책에 달렸다. 조직은 곧 선대위 구성이고 선대위는 ‘사람’ 즉 인선(人選)의 문제로 귀결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후보로 선출된 뒤 근 한 달을 선대위 인선 문제로 시달렸다. 그 핵심은 당(黨)의 근간 조직으로 갈 것이냐, ‘선거 전문’이라는 외부 인사로 채울 것이냐의 샅바 싸움이었다. 원래 정치에서 제일 까다로운 것이 ..

팀 리더로서의 대통령(211116)

팀 리더로서의 대통령 2021.11.16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씨는 30여 년 공직 생활을 하면서 선출직에 나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물며 ‘대통령’임에랴. 그런 그가 검찰총장으로 현직 대통령의 ‘불법’에 제동을 걸었고, 지난 5월 대선의 길에 나선 지 6개월 만에 제1 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정됐다. 이런 일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없던 일이다. 그는 정치 인생 거의 전부를 ‘대통령 꿈’에 걸다시피 살아온 많은 정치인과는 크게 다르다. 그 점에서 그는 준비된 ‘대통령 지망생’이 아니다. 대중적 리더십에 익숙하지도 않고 대통령으로서 지녀야 할 자질과 능력을 제대로 검증받을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그릇’에 대해 불안감이 없지 않다. 이른바 검찰 만능주의 사고방식을..

국민 보고 ‘앙꼬 없는 찐빵’이나 먹으라고?(211026)

국민 보고 ‘앙꼬 없는 찐빵’이나 먹으라고? 21.10.26 집권세력이 李로 후보 결정하자 검찰, 유동규 혐의에서 배임 삭제하고 남욱 풀어줘 수사 않겠다는 의사 보인 것 공직사회 언제까지 침묵할까 분노 폭발하면 국민 심판 받는다 지난 5년간 문재인 정권의 행보와 인사(人事)를 보면서 나는 문 대통령 뒤에 좌파 정권을 움직이는 어떤 상위(上位)의 실체 또는 원탁회의(최고 멘토 그룹) 같은 것이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가져왔다. 그래서 2년 전 ‘유능과 무능과 불능(不能) 사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문 대통령은 누군가 그에게 주입해 준 대로 각본을 읽고 ‘일’을 수행해 나가는 대역(代役) 배우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준다”고 쓴 적이 있다. 퇴임의 문턱에 선 그는 대통령으로서 능력도, 존재감도 입증하지 못..

미국이 한국 대선 결과를 지켜보는 이유(211005)

미국이 한국 대선 결과를 지켜보는 이유. 2021.10.5 문 정권, 남북정상회담 위해 중국 비위 맞추는데 급급 中 예속 정권 지속되면 미국은 한국서 손 뗄 것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美의 한국 정책 달라진다 정권 말기에 들어 문재인 대통령은 뜬금없이 ‘종전 선언’을 반복하고 있고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중국 두둔과 북한 옹호에 열 올리고 있다. 아마도 마지막으로 남북 정상회담 한번 해보겠다는 발버둥이리라. 정 장관은 지난달 22일 미국에서 미국·한국·호주·일본을 반중(反中) 블록으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냉전(冷戰) 시대의 사고(思考)’라며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 수장(首長)의 현실 인식이 이 정도인가. 아니면 중국 들으라고 한 아부성 발언인가?..

어떤 매든 꿩 잡으면 된다(210914)

어떤 매든 꿩 잡으면 된다 2021.09.14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대권 주자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 지난 5~6개월 동안 선두를 달리던 윤석열 후보의 독주 구도에 제동이 걸리면서 홍준표 후보가 부상하고 있다. 여론조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고발 사주(使嗾) 의혹’ 때문인지 윤 후보 지지도가 떨어지고 그것이 홍 후보의 지지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한국의 보수 정치에서는 신인(新人)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하는 모양이다. 전통적으로 보수 정계에서는 비정치인의 대권 수혈(輸血)이 쉽지 않았다. 군부 출신인 전두환·노태우를 제외하면 경력상 정치 토박이가 아닌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것은 기업인 출신의 이명박이 유일하다. 그때도 상대인 정동영과 이회창이 표를 갈라 가진 덕을 봤다. 법조인 출신의 이..

언론 이간질에 동원된 ‘재갈’과 ‘공갈’(210824)

언론 이간질에 동원된 ‘재갈’과 ‘공갈’ 2021.8.24 나는 기자로 일하면서 험한 세상 살아왔다 여겼다 막장의 언론 탄압 견디면서 ‘민주 국가’를 후배들에게 인계한 양 거들먹거렸다 그게 아니라는 걸 이제야 안다 기자(記者)는 무엇으로 기사를 쓰는가? 교과서적(的)으로 말하면 기자는 ‘사실’을 쓰는 직업이다. 사실이 진실이 아닐 때도 있고 진실이 다 옳은 것이 아닐 때도 있다. 그래도 기자는 사실에 집착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기자는 ‘사실’만을 적시하는 기계인가? 일생을 기자로 일해 온 경험에 비추어 기자에게는 ‘사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초년에는 정의감에 충만했다. 약한 사람, 핍박받는 사람, 가난한 사람을 옹호하고 대변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일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신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김영삼-김일성 정상회담이 성사됐더라면(210803)

◎ 김영삼-김일성 정상회담이 성사됐더라면. (2021.8.3) 1994년 첫 남북 정상회담김일성 급사하며 무산…대북 협상, 좌파 전유물 돼좌파는 북한 편 들고 우파 ‘빨갱이’ 집착하면남북 관계 진전 어려워보수 우파, 北과 협력 때평화 공존·공동 번영 가능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이 1994년 김영삼 대통령과 북한 주석 김일성 간에 이뤄질 뻔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회담 20여 일 앞두고 김일성이 급사하는 바람에 회담이 무산됐고 그래서 역사적 회동(會同)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그해 6월 평양을 방문해 남북 정상회담을 주선했고 김영삼이 이를 수락, 7월 25~27일 평양에서 김일성을 만나기로 남북 간에 합의됐다. 당시 한국의 일부 보수층은 대북 ..

‘문재인 5년’을 지울 ‘청소부’를…(210713)

◎ ‘문재인 5년’을 지울 ‘청소부’를… (2021.7.13) 야당의 정권 교체를 이룩할 다음 대통령은 누가,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가? 어떤 사람이 나와야 문재인 정권을 종식시킬 수 있는가? 대통령의 덕목(德目)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문재인 실정(失政)에 시달려온 국민들은 혜성 같은 구세주의 등장을 기대한다. 오랫동안 출중한 지도자의 출현에 목말라했던 전통 보수·우파로서는 세상을 바꿀 대통령을 고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은 경세가(經世家)를 필요로 하는 시기가 아니다. 우리는 지금 이 난맥을 바로잡을 ‘청소부’가 필요하다. 우리는 ‘문재인’을 지우고 법치를 바로 세워 나라를 전통의 자유민주주의로 되돌려 놓는 데 방해가 되는 것들을 쳐낼 ‘싸움꾼’을 원한다. 대통령으로서의 식견과 안목과 자질..

세대교체에 들떠 정권 교체 놓칠라(210622)

◎ 세대교체에 들떠 정권 교체 놓칠라. (2021. 6. 22) 불과 1년만에 뒤집힌 2030 여론… 與가 방향 틀면 또 뒤집힐 수도 이준석 체제 과제는 정권 교체, 모처럼의 ’2030 현상'에 흥분해 야권 후보를 적으로 돌리지 말고 한배에 태워 ‘드림팀’ 만들어야 때 놓치면 ‘여론 버스’ 떠난다 36살 이준석씨가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우리 사회는 2030세대에 의한 세대교체 돌풍에 휩싸였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진취적이고 도전적이며 모험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증좌라는 점에서 긍정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꼰대’라고 비하당해 온 보수·우파의 정치적 정체(停滯)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시대적 사건이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우리 사회의 안보-체제-이념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며 또 일시적이..

뜻밖의 한·미 동맹 확인서(210601)

뜻밖의 한·미 동맹 확인서. 2021.6.1 1만7000자 정상회담 선언 문 한·미 관계 긍정 묘사 놀라워 바이든, 新세계 질서 천명… 한국 끌고 가겠다는 의지 보여 쇠진해가던 동맹의 기운 되살린 점 시의적절하다 지난 5월 21일 발표된 문재인-바이든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을 접하고 적잖이 놀랐다. 지난 4년간 친북·친중·반미 성향을 보여 온 한국 좌파 정권의 수장(首長)이 미국 민주당 출신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서 내놓은 성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찰떡 동맹’을 강조한 것이어서 놀랐다. 1만7000여 자에 달하는 장문의 공동성명은 한·미 관계의 ‘동맹 확인서’였다. 한·미 관계를 이렇게 긍정적으로 묘사한 외교 문서는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성명은 70년 전 한국과 미국이 전장(戰場)에서 함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