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퍼온글/2008 년도

내 소망 하나

푸른솔1 2008. 1. 14. 14:02
내 소망 하나

       
       
      내 소망 하나 
      생각날 때 전화할 수 있고 
      짜증날 때 투정 부릴 수 있는 
      더없이 넓은 가슴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이 
      혼자 보기엔 안타까워 같이 보고 
      이렇게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 잔 할 수 있고 
      가슴 한아름 아득한 미소를 
      받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거울 한번 덜 봐도 
      머리한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은 
      맹숭맹숭한 얼굴로 만나도 
      전혀 부끄럽지 않고 
      미안하지 않고 
      서로의 겉 모습 보다는 
      둥그런 마음이 매력있다면서 
      오히려 그게 더 친숙해져서 
      이쁘게 함박웃음 웃을 수 있고 
      언제 어디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은행을 가다가 
      총총히 바쁜 걸음에 
      가볍게 어깨를 부딪혀서 
      아~하고 기분 좋게 
      반갑게 설레 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열 마디의 종알거림에 
      묵묵히 끄덕여주고 
      주제넘은 간섭을 시간이 흐른 후에 
      깨우쳐주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가끔씩은 저녁값이 모자라 
      빈 주머니를 내 보이면서 
      웃을 줄도 알고 
      속상했던 일을 곤드레 술이 취해 
      세상에 큰소리 칠 줄도 알고 
      술값도 지불케하는 
      가끔은 의외의 면이 있는 
      낭만스러운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부모님의 수고스러움을 
      늘 감사하고 
      형제들의 사랑을 
      늘 가슴깊이 새기며 
      자신을 조금은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거기에 썩 어울리는 사람이 
      나였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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