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퍼온글/2008 년도

강변역에서 / 정호승

푸른솔1 2008. 1. 10. 09:56
강변역에서  / 정호승


너를 기다리다가
오늘 하루도 마지막 날처럼 지나갔다
너를 기다리다가
사랑도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바람은 불고 강물은 흐르고
어느새 강변의 불빛마저 꺼져버린 뒤
너를 기다리다가
열차는 또다시 내 가슴 위로 소리없이 지나갔다
우리가 만남이라고 불렀던
첫눈 내리는 강변역에서
내가 아직도 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나의 운명보다 언제나
너의 운명을 더 슬퍼하기 때문이다
그 언젠가 겨울산에서
저녁별들이 흘리는 눈물을 보며
우리가 사랑이라고 불렀던
바람 부는 강변역에서
나는 오늘도
우리가 물결처럼
다시 만나야 할 날들을 생각했다

'아름다운글·퍼온글 > 2008 년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에 사랑의 꽃씨를 심고  (0) 2008.01.10
부모가 내미는 손  (0) 2008.01.10
가슴으로 느껴라  (0) 2008.01.10
눈부시게 아름다운 감동  (0) 2008.01.09
때로는 멀리 때로는 가까이  (0) 2008.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