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놈’보다 더 위험한 ‘이상한 놈’(110801)
‘나쁜 놈’보다 더 위험한 ‘이상한 놈’ 2011년 08월 01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몇 년 전 상영된 영화의 제목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상한 사람이 대충 얼마만큼의 비율로 섞여 살고 있을까. 세어 볼 수도 없고 셀 수 있다 해도 누가 좋고 나쁘고 이상한지 골라내는 것부터가 어렵다.
누군가가 ‘나는 천국(天國)에는 별로 가고 싶지 않더라’고 했다는데 그 이유가 천국에는 ‘좋은 사람’만 너무 많아서라고 했다. 천국에 가면 만나는 사람마다 성경책을 끼고 깍듯이 먼저 인사하고 부드럽고 고운 말만 쓴다. 시끌벅적, 싸움질 같은 건 구경도 할 수 없다 보니 따분해서 싫다는 거다. 차라리 서로 치고받고 뒷골목서 술잔 들고 흔들거리는 곳이 사람 사는 맛이 나서 좋다는 거다. 세상살이가 무조건 착한 사람만 모여 사는 것보다 어느 정도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뒤섞여 사는 것이 살맛 난다는 역설이다.
지금 한국 사회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상한 사람의 비율이 살맛 날 만큼 적정한 비율일까. 경제, 문화, 군사 등 국가 지표를 놓고 본다면 이 정도 나라면 좋은 사람이 더 많은 괜찮은 나라라 볼 수 있다. 나쁜 사람이 더 많다면 비록 이런저런 변수가 있다 해도 G-20 국가 같은 윗동네 그룹에 끼어들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빈부 양극화가 만만찮아지고 있지만 그런대로 잘 굴러가고 있는 건 좋은 사람 쪽이 나쁜 사람 쪽보다 더 많아서인 건 분명하다.
문제는 중간에 끼어 있는 ‘이상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하는 짓을 보면 영화 제목 그대로 ‘이상한 놈’이라 부르는 게 더 걸맞지만 신문 글로는 뭣하니 놈 자(者)를 써서 ‘자(者)’로 불러주자. 요즘 나라 아래위, 곳곳에서 ‘이상한 자’들이 너무 설치고 있다. 갈수록 점점 불어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나쁜 사람’ 비율을 넘을 기세다. 기세가 불어나 좋은 사람 비율까지 넘보면 그때는 위험한 세상이 온다. 이름이야 인민공화국이든 빨치산 해방구든 폴포트식 혁명계급 천하든 뭣이든 상관없다. 민주적 상식과 이성이 통하고 자유경제의 열매를 누리는 세상이 아닌 몰상식, 몰이성의 폭력이 판치는 세상으로 뒤집어진다는 뜻이다.
이성(理性)은 없고 이념(理念)만 좇는 이상한 자들, 법과 공익(公益)을 짓밟고 집단이기에 몰입된 집단들. 그들이 누구이며 어디서 어떻게 설치는지를 보자. 지금 전국이 수해로 수많은 국민이 목숨과 집을 잃은 국난 속에 4천여 명의 제3자 집단과 정치세력이 ‘희망버스’란 걸 타고 수백 곳이 침수된 부산까지 또 내려갔다. 수해 복구는 남의 불행일 뿐, 저들만의 정치적 시위만 해치우고 갔다. 수해 복구 봉사는커녕 현장에 일손을 보태야 할 8천 명의 경찰 손발까지 시위 방어에 묶었다. 주민들은 침수된 가재도구 팽개쳐두고 시위대 막으려 삼삼오오 모여야 했다. 그런 짓을 해놓고도 ‘버스 시위는 시민 염원이고 자발적 평화 행사’라고 했다 한다. 이상한 자들이 즐겨 써먹던 상투적 프로파간다(선전선동)이다.
이상한 자들은 또 있다. 시간당 75㎜의 이 비에 명색 국제도시 수도(首都)가 물바다가 된 현장을 보면서도 계속 무상급식에만 수십조를 퍼붓자는 자들이다. 부잣집 아이 공짜 밥 줄 돈으로 하수관거 확장 공사부터 먼저 하면 시민 목숨 구하고 6천 대가 넘는 차들이 상하지 않고 수천억의 복구 예산을 아낄 수 있다는 이성과 공익 우선의 가치관이 그들에겐 없거나 애써 없는 체해서 다른 걸 노린다. 제멋대로의 세상 살기다.
색깔까지 이상한 자들은 적반하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북한 225국(전 노동당 대외연락부)의 국내 지하당 조직 간첩 등 4명이 구속되자 관련 야당은 ‘국정원이 이성을 잃고 날뛰는 이유는 대선을 앞두고 (착한) 야당을 흠집 내려는 몸부림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민노당 관련 간첩 사건은 2003년 이후 4건이나 된다.
민주국가의 야당 안에서 왜 거의 해마다 간첩들이 줄줄이 잡혀 나오는가. 이상한 자들의 이상한 당이 거꾸로 간첩 잡아내는 정부를 보고 이성 잃은 자들이라 몰아치는 세상이 됐다. 위장된 이상한 자들이야말로 나쁜 자들보다 더 위험한 존재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 더 많은 사회라도 회색빛으로 위장한 자들이 이상한 가치와 목표로 설치기 시작하면 그 사회는 어느 순간 기우뚱한다. MB 정부는 진정한 서민들이 무법, 무이성의 폭력 좌파 해방구 속에서 떨지 않고 살게 하려면 끊임없이 번식해 나가려 드는 이상한 자들을 더욱 세차게 솎아내야 한다.